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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 시집 <숨>  
작가마을   seepoet@hanmail.net
2018/10/07  
&#9673;출판사 서평

계간 시전문지 <사이펀>의 초대 편집장 박솔 시인이 첫 시집 『숨』(사이펀의 시인들 ③)을 펴냈다. 이번 시집 『숨』은 박솔 시인이 등단 이후 발표한 시들과 그동안 꼭 재여 둔 시편들을 모았다. 시집 『숨』의 특징은 현대시의 중요한 축인 이미지와 이미지의 결합이 감각적이고 빠르다(유병근)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박솔 시인의 시는 신인에게서는 보기 힘든 내면의 결집이 너무나 탄탄하게 조여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표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시인의 자의식에서 자기 엄결성이 결여된 시인들은 대다수가 느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솔 시인의 시집 『숨』은 내적인 엄결성을 시적형상화로 그대로 옮겨놓으면서도 오밀조밀한 작품성까지 담보하고 있다. 시인은 주술사가 되고 영매가 되고 때로 신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모습을 박솔 시인의 첫 시집 『숨』에서 엿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문단의 크나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박솔 시인은 시 이전에 동화를 썼던 분이다. 동화의 이미지를 시로 옮기는데 상당한 힘겨움이 있었을 터임에도 오밀조밀한, 내적으로 충만한 시를 쓴다는 것은 시인의 노력이 그만큼 배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박솔 시인의 이번 시집 『숨』에서 독자들이 읽어야 할 것은 시인의 치열한 내면의식이 어떻게 시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보는 일이다. 단순히 한편의 시 읽기가 아닌 시집 전편의 물결을 읽어내는 독자들만이 제대로 된 시 독자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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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3;전문가 서평

시인 박솔의 시에서 감지되는 것은 발 빠른 이미지의 전환이다. 하나의 이미지 다음에 오는 이미지는 앞의 이미지를 물고 버티면서 그 다음 이미지로 지향하는 시적감각이 두드러진다. 작품 「1/N」에서 피자 맛, 물병에 든 로즈마리, 홍매화, 오이피클, 눈에 보이지 않는 눈 코 입, 말미잘 화덕, 횡경막, 웃는 곰 그리고 창가에 내려앉은 토요일과 같은 이미지의 행렬이 빠르게 지나가는 영사막 같다. 이미지끼리의 충돌에서 언어미감을 구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우체통을 뛰쳐나온 새가 오후 두 시 방향으로 날아’(「말할 수 없는 비밀」)가고 ‘자꾸 달라붙는 도꼬마리 같은 사춘기’(「막걸리와 새우깡이 있는」)의 낯선 풍경으로 다양한 시적장치를 빚는 솜씨가 이채롭다. ‘목 잘린 타조가 발을 포갠다 구름의 무수한 발가락이 대나무에 걸려 있다’(「동물애호가」)에서 보는 신감각적인 묘사 또한 이채롭게 눈을 끌어당긴다. ‘뒷다리를 잘라도 내 심장은 아직 뛰고 있는데/당신이 죽은 후에도/당신의 심장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제노푸스 라에비스」)현실초월 기법으로 승화된 시는 현실에 살아 있고 현실 너머에도 살아 있는 감각이 참신하다.

-유병근(시인)

박솔 시인의 시는 과거의 서정시와는 다른, 친숙하면서도 낯선 감각들을 표현한다. 이른바 내 안의 사유와 감각이 외부적인 감각과 부딪치면서 그 불화의 지점에서 사고를 정지해달라는 긴박한 요청으로 나타난 문장들. 그 문장들 사이를 이성으로 이해하려하면 그것에 저항하듯 다양한 사물들의 목소리가 발화하기 시작한다. 전통적 서정시에 익숙한 독자는 여기에서 의문을 품는다. 그녀의 시는 치환이라는 시 특유의 미덕을 갈라 치면서 무심한 듯 보이는 일상을 전도된 암호로 바꾸어 놓는다. 우리는 왜 이런 작업이 가능한가라는 물음과 함께 시의 전언에 대한 일체의 사고는 끊임없이 지연된다.
지연된 감각을 시인은 왜 시로 표현하려는 것일까. 우리의 감각적 인식이 문제가 있어서 일까. 아니면 외부라는 감각이 도래할 때 생기는 변환의 문제인가. 이렇게 감각을 대상화하면 감각의 문제는 감각이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라는 자명함과 그 감각을 인식하는 것은 결국 나밖에 없다는 무기력함 사이에서 끝없이 순환하는 듯이 보인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는 일상은 과연 이해가 가능한 것인가. 아마도 기존의 서정시가 말하는 ‘세계의 자아화’가 한계에 봉착했고 그녀는 ‘세계의 자아화’라는 차가운 명제 앞에서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시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일상 언어가 지닌 언어의 한계를 되묻는다, 반복하건대 그녀는 새로운 풍경의 발견이 결국에는 상징계의 자장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어떤 비극을 목격했던 자이다.

-김남영(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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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3;시인의 약력

박솔 시인은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2014년 《다층》으로 등단하였으며 계간 《사이펀》 편집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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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3;시인의 말


자서



집에 돌아왔다

아직 피어 있는 제라늄

모래시계

조약돌 세 알

보리차가 적당히 식어간다

내 생애 최고의 겨울이었다

(살아 돌아왔으니)

잠시 유튜브 숲속 길로 들어간다

칠월의 냇가로 달려가는

저 소년의 등을 얼른 따라잡고 싶다




풀냄새 그리운 2017. 겨울

박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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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3;시집목차

박솔 시집 숨

차례

자서

1부 1/N

토마토

1/N
프레스탄*은 비틀거리는 거리를 듣고 있다
막걸리와 새우깡이 있는
동물 애호가
사이프러스 건너편에서 바라본 선인장들
비어 있는 도시
안목
레슬링
오렌지는 어디로 튈지 몰라-신입사원
제노푸스Xenopus
야간자율학습
정원의 형식
팥빙수
가만히 흘러나올 것 같은 가지런한 자세로

2부 말할 수 없는 비밀

A가 레이노 증후군을 대하는 자세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와 다이
동물원은 아름다워 보인다
학교폭력예방교실
이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군요
필리핀 이주노동자, 릴리루
여지
폭설
차이의 거울
갈대
49묘역 10구역
임명장
조장
폭설 2
편의점
알바의 감정
88 문구점
복지회관 칸타빌레-봄

3부 코끼리가 아닌

분홍동백
봄의 입김
귀어가
코끼리가 아닌
혼밥
맨드라미
딸기를 사는 저녁
블러드문
식물학교
시클라멘
어느 비평가의 가방 속
원룸
한정신건강의학과
앵글의 시간들
튤립
각설탕
댕강나무
업데이트

4부 merry-go-round

네트 오버
시체의 손을 싸는 검은 헝겊
대가야에서 신라로
월광
행인들
merry-go-round
비즈니스호텔
빙붕
환절기
항상성
범어사 대웅전 뜰아래 욕망의 실루엣 울퉁불퉁 흔들리는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복지회관 칸타빌레-여름
신원조회
오죽

해설 김남영/ 거친 숨결의 시인, 살아있음의 긴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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